[아름다운사회] 진심眞心은 하늘도 사람도 움직이게 한다.

[정운 스님]

중국은 역사 이래, 여러 민족이 결합된 데다 대국大國으로서 전쟁이 많았다. 원나라가 망하고, 명나라가 들어서면서 수많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어느 시골에 경제력으로 부유한 A라는 남자가 있었다. A는 부인과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전쟁이 지속되면서 어린 아들을 잃어버렸다. A와 부인은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찾지 못했고, 결국 부인은 화병으로 죽었다. A가 부인과 아들을 잃고 힘들게 살자, 주변에서 한 여자를 소개해 주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A는 부인보다는 아들을 낳아 가문을 잇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래서 큰돈을 주고 여자를 사 온 셈이다. 참고로 중국은 지금도 그렇지만 남아선호사상이 매우 강하며,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나라 문화보다 몇 배이다.
팔려온 여자는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하자 A가 그 사정을 물었다. 여자는 자신은 사랑하는 남편이 있어 헤어지기 싫지만, 난리를 겪으면서 큰 빚을 져서 어쩔 수 없이 팔려왔다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A는 그 여자에게 큰돈을 주며 말했다.
“이 돈이라면, 빚도 갚고 장사라도 해서 먹고 살 수 있을 겁니다. 어서 남편한테 가서 행복하게 사십시오.”
여자는 언젠가 꼭 갚겠다며 떠나왔다. 그 여자와 남편은 장사를 하며 집안을 꾸렸고, A에게 여자를 소개해 은혜를 갚으려 했으나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우연히 10대 초반의 아이를 발견했다. 그 아이는 마침 부모를 잃은 고아였는데, 부부는 아이를 A에게 보내서 심부름이라도 거들도록 하였다. A는 그 아이를 처음 본 순간 자신이 잃어버린 자식임을 금방 알았다. 아기 때 목 위에 있던 상처를 확인했던 것이다. 결국 이 남자는 간곡히 찾던 아들을 찾은 셈이다.
지금까지 이야기는 명나라 때 학자 원요범(1533∼1606)이 저술한 <요범사훈>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 책은 작가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지침’이 될 만한 글을 모아서 아들에게 남긴 책이다. 독자들은 권선징악의 구태의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 책인데 필자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내용으로, 소개해도 될 거라고 생각되었다. 앞의 이야기에서 필자가 느끼는 것은 두 글자이다.
바로 ‘진심’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산다면 그의 간절한 바람은 언젠가는 꼭 이뤄진다고 본다. 사람의 운명은 하늘이 정해 주는 것도 아니고, 신神이 점지해 주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스님으로 내 인생관과 종교관임을 밝혀둔다]. 참다운 마음 씀씀이로 진실되게 산다면 그 진실된 마음이 하늘도 움직이고, 사람도 움직인다고 생각된다.

새해를 맞이했다. 해가 바뀌고, 모든 이들이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 모든 것이 변화된 느낌이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진실함’으로 살려는 마음, 이 진심만큼은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