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사 김원효의 MotionFit 가이드]4편: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는 진단,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MotionFit 물리치료사 김원효 원장]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충돌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팔을 들어올릴 때 어깨 안에서 뼈와 힘줄이 부딪힌다는 설명과 함께, 경우에 따라 그 공간을 넓혀 주는 수술을 권유받기도 한다. 오랫동안 어깨 통증의 대표적인 진단명으로 통용되어 온 개념이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 이 진단명과 그에 기반한 치료 방식에 대해 전 세계 어깨 전문가들 사이에서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2025년 발표된 국제 임상진료지침에서는 '충돌 증후군(Impingement Syndrome)'이라는 용어 자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
'충돌'이라는 설명은 어디서 왔을까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는 개념은 1970년대에 처음 제안되었다. 팔을 들어올릴 때 어깨 위쪽 뼈(견봉) 아래에서 회전근개 힘줄이 반복적으로 눌리고 마찰되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이론이다. 이 설명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고, 수십 년간 어깨 통증의 주요 진단 모델로 자리 잡았다. 자연스럽게 도출된 치료도 명확했다. 견봉 아랫부분을 깎아 공간을 넓혀 주는 “견봉성형술(견봉하 감압술)”이었다.
그런데 이 이론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문제는 실제 연구 결과들이 이 '충돌' 이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어깨가 아픈 사람과 전혀 아프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여러 연구에서 견봉 아래 공간의 크기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확인되었다. 공간이 좁아서 충돌이 생긴다는 설명이 맞으려면, 아픈 사람의 공간이 아프지 않은 사람보다 좁아야 한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는 그렇지 않았다.
더 결정적인 근거는 수술 자체를 검증한 연구에서 나왔다. 2018년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The Lancet》에 발표된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는 어깨 통증 환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실제 견봉성형술을 받은 그룹, 관절경은 삽입하지만 뼈를 깎지 않은 가짜 수술 그룹,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한 그룹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세 그룹 모두 어느 정도 호전이 있었지만, 실제 수술을 받은 그룹이 가짜 수술이나 비수술 그룹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이후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한 분석에서도 같은 결론이 이어졌다. 견봉하 감압술은 가짜 수술이나 운동 치료와 비교했을 때 통증 감소나 기능 회복에서 의미 있는 이점을 제공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수술에 따르는 합병증 위험이 소수에서 동반되었다.
공간을 넓혀주는 수술을 해도 하지 않은 것과 결과가 같다면, '공간이 좁아서 충돌이 생긴다'는 설명 자체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부를까
이런 흐름 속에서 2016년 이후 국제 어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충돌'이라는 단어 대신 “회전근개 관련 어깨 통증(Rotator Cuff-Related Shoulder Pain, RCRSP)”이라는 표현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깨 통증의 원인을 하나의 구조적 문제로 단정 짓지 않고, 기능과 증상 중심으로 이해하자는 방향이다.
2022년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는 견봉하 충돌 증후군, 점액낭염, 회전근개 건병증, 부분 파열 등 기존에 따로 분류되던 여러 진단을 하나의 포괄적 개념으로 묶으면서, '충돌'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2025년 최신 국제 임상진료지침도 같은 방향을 따르고 있다.
이 변화가 의미하는 것은 이름이 바뀐 것 그 이상이다. 어깨 통증을 '뼈와 힘줄이 부딪히는 구조적 문제'로만 보는 시각에서, 회전근개와 견갑골 주변 근육의 기능 저하, 어깨에 가해지는 반복적 부하 패턴, 신경계 민감도, 심리사회적 요인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시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러면 어깨 통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용어와 개념이 바뀌었어도 실제 어깨 통증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팔을 들 때 아프고 특정 동작에서 걸리는 느낌이 생기는 것은 여전히 실제 증상이다. 달라진 것은 그 원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무엇을 치료 목표로 삼느냐다.
현재 모든 임상 가이드라인은 이 상태의 1차 치료로 운동치료 중심의 물리치료를 권고한다. 2024년 발표된 연구 분석에서는 어깨 운동 치료가 통증 감소와 기능 향상 모두에 효과적이며, 운동의 종류·강도·빈도를 체계적으로 구성할수록 결과가 더 좋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
회전근개 강화 운동이 핵심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안정시키고 팔의 회전을 담당하는 힘줄 근육으로, 이 근육들이 약해지면 움직임 중 불필요한 부하와 마찰이 생긴다. 특히 어깨를 바깥쪽으로 돌리는 외회전 근력 강화가 중요하며, 탄성 밴드나 가벼운 중량을 이용한 점진적 저항 운동이 대표적이다. 2024년 연구 분석에서는 처음부터 강하게 하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부하를 높여가는 방식이 중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견갑골 안정화 운동도 함께 이루어진다. 견갑골은 팔과 몸통을 연결하며 어깨 관절의 받침대 역할을 한다. 견갑골 주변 근육이 제 기능을 못 하면 팔을 들어올릴 때 어깨 관절의 부하가 불균형해진다. 전거근, 하부 승모근, 능형근을 중심으로 한 안정화 운동이 이 부분을 담당한다. 다만 최근 연구들은 견갑골 움직임 교정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어깨 전반의 근력과 기능을 함께 강화하는 접근이 더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고 보고한다.
관절 가동 범위 운동과 스트레칭도 빠질 수 없다. 어깨 뒤쪽 관절낭이 굳어 있는 경우 팔의 내회전이 제한되고 이것이 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어깨 뒤쪽과 가슴 앞쪽 근육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이 가동 범위 회복에 도움이 되며, 2025년 발표된 연구 분석에서 어깨 가동 운동과 스트레칭이 2개월 이내 통증과 기능 모두에서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도수 치료와의 병행도 고려된다. 운동치료에 도수치료(관절 가동술, 연부조직 치료)를 함께 적용하면 운동 단독보다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들이 있다. 도수치료는 굳어 있는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하고 통증을 조절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와의 조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운동 치료에 제대로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 주사로 통증을 먼저 조절한 후 운동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주사 자체가 어깨를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물리치료 평가에서는 어떤 동작에서 통증이 생기는지, 회전근개와 견갑골 근육이 어떤 기능 상태인지, 어깨에 어떤 부하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뼈의 모양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깨 주변 근육이 관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지하고 움직임을 분산시키는지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정리하며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은 수십 년간 어깨 통증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2018년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와 이후 축적된 근거들은 이 개념이 어깨 통증의 원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했을 수 있다고 말한다. 뼈와 힘줄이 부딪혀서 생기는 통증이라는 설명은 이해하기 쉽지만, 그 공간을 넓히는 수술이 수술하지 않는 것보다 낫지 않다는 결과는 어깨 통증을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단 이름에 너무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 어깨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무엇이 통증을 만들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필자 소개
김원효, MS, DPT | 물리치료사
MotionFit IL Physical Therapy 원장
학력
- 물리치료학 학사, 대구대학교
- 물리치료학 석사, 대구대학교
- 물리치료학 박사(DPT), University of Montana
병원 정보
MotionFit IL Physical Therapy
주소: 1135 Milwaukee Ave, Riverwoods, IL 60015
전화: 847-594-1613
이메일: info@motionfitpt.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