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자연이 선물한 신비의 땅 아리조나주 세도나 (156부)

미국인들이 지금도 잊지 않고 추억의 길로 보존하고 싶어 하는 옛날 대륙횡단고속도로 Historic Route 66이 관통했던 아리조나주 플래그스테프. 칙칙한 옛 도시를 벗어나 89A 국도를 따라 세도나 이정표를 따라간다. 이내 울창한 판도로사 파인츄리가 하늘을 찌르는 Coconino National Forest (코코니노 국립 숲 보전지역) 속으로 들어간다세도나시를 감싸고 있는 코코니노 숲의 면적은 자그만치 71,000 km2. 남한 면적의 2/3. 이런 숲 보존지역 하나만 보더라도 미국은 정말 넓고 넓다. 이제 2천미터 코코니노 높은 고봉에서 세도나시를 향해 꼬불꼬불 급경사 길을 조심스레 내려간다. 그런데 미국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 나타난다. 산에 잡목이 많다. 마치 강원도 옛 한계령을 내려가는 기분이다. 대부분의 미서부 산들은 예를 들어, 향나무 지역이면 잡목없이 거의 향나무만 자란다. 그리고 판도로사 파인츄리이면 거의 잡목없이 파인츄리만 존재한다.  

2천미터 산봉우리에서 내려가는 세도나의 한계령 길 낭떠러지 밑으로는 베르테계곡이 이어진다. 그 계곡물 수량이 제법 만만치 않은데 우리나라 강원도 풍광과 거의 흡사하다. 이런 미국의 한계령을 내려오면 Slide Rock State Park 입간판이 나타나면서 거대한 붉은 사암이 한순간에 눈의 시선을 잡는다. Slide 단어 그대로 수영장의 미끄럼틀 주립공원이다. 들어가보면 숨막히는 놀라운 풍광이 베르테계곡에 길게 펼쳐진다. 바로 자연이 빚어낸 붉은색 사암의 길고 긴 미끄럼틀이 이어지고 이어져 내려온다. 처음 본 순간 이것이 인공물인지, 진짜 바위인지, 한 폭의 풍경화를 보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어떤 위엄에 눌러 숨을 한번 크게 고른다. 시원하게 쏫아져 내려오는 베르테 계곡물. 그리고 따사로운 햇빛에 반사되는 매끄런 붉은 사암의 미끄럼틀 위용 그리고 그 자연의 미끄럼틀에서 신나게 위에서부터 밑으로 내려가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즐거운 외침들이 계곡의 물소리와 어우러진다. 모두가 행복한 동심의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 세상에 이런 자연이 빚어낸 길고 긴 슬라이드 수영장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 붉은 사암 슬라이드에 몸을 맡기고 위에서부터 밑으로 쏜살같이 베르테계곡의 물을 가르며 내려간다면 아마도 속세에 찌든 마음을 한번에 정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세도나에서 처음 맞이하는 슬라이드락에서부터 스스로 자연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베르테 계곡에도 슬픈 인디안의 역사가 담겨있다. 이미 만년 전부터 이곳 슬라이드락에서 여름이면 빨가벗고 지금처럼 물놀이 즐겼을 인디안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습이 그려진다. 바로 이곳에서 조상대대로 살아가던 야바파이족과 아파치족이다. 이들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붉은사암의 산봉우리들을 매우 신성시했다. 그리 중요시 했던 이 계곡에도 백인들이 점점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인디안들은 이곳을 필사적으로 사수하기 위해 마지막 저항을 했다. 그러나 백인들의 우월한 무기 앞에서 이들은 결국 항복을 했고 1876년 이곳서 약 200마일 정도 떨어진 San Carlos 인디안보호구역으로 모두가 강제이주를 당하는 슬픈 일이 일어난다. (다음 157부 계속)

Andrew Kim은 여행 및 사진작가로서 미국 전 지역에서 활동 중이며, 라스베가스 한국문화센터에서 미서부여행 소개와 안내도 한다. 대표 저서로는 인생은 짧고 미국은 넓다등이 있다. (투어문의: 714.625.5957 / 유튜브방송운영: HiAmer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