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는 양호한데 취업은 더 어렵다…구직자들 “현실과 통계 달라”

의료 분야에 일자리 증가 집중·연방정부 감원·AI 지원 경쟁 겹쳐
고학력자도 취업난 체감…“대학원 학위만으로 차별화 어려워”

노동시장이 겉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취업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1일 실업률과 신규 일자리 수 등 주요 고용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구직자들은 채용공고 감소와 경쟁 심화로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4월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1만5,000개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최근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도 채용 증가세가 확인되면서 노동시장은 겉으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통계가 실제 구직자들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링크드인의 코리 칸텡가 경제분석 책임자는 “현재 많은 구직자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 고용지표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늘어난 일자리의 상당수가 의료 분야에 집중된 것이 문제로 꼽힌다. 4월 신규 일자리의 절반가량이 의료 부문에서 발생했으며, 나머지도 소매업과 운송·창고업에 집중됐다. 의료 분야는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많은 구직자가 선호하는 기술·금융·전문직 분야의 채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연방정부 감원도 취업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연방정부 고용은 지난해 정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약 35만 명 감소했다. 해고된 공무원들이 주정부와 지방정부, 민간기업 취업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쟁이 한층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의 확산도 채용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구직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수십에서 수백 건의 지원서를 제출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급증하고 채용 과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중장년층의 재취업 여건도 녹록지 않다.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재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당수 구직자들이 임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학력자들의 취업난도 심화되고 있다. 경기 둔화 이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원 진학자가 늘었지만, 그 결과 석·박사 학위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특히 기술·금융업계의 채용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서 고급 학위 보유자들의 취업 속도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노동시장이 통계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특정 업종에 일자리가 집중되고 AI와 구조조정 등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많은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취업 환경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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