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라의 미용교육칼럼] 깔깔깔 하하호호

이사벨라 리 (I M Beauty School 교장)

우리학교에서는 오후가 되면 하루에 두세차례 실습실에서 깔깔깔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한국학생 외국인학생 할 것 없이 실습하며 뭐가 그리 재밌고 우스운지 박장대소한다. 마치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울거나 웃어재끼던  여고시절로 모두들 되돌아간 느낌이다.

벌써 3년 전 일이 되었다. 미용학교를 오픈하고 얼마지나지 않았을 때,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세련되고 멋진 모습을 하고 학교에 찾아오셨다. 내게 묻기를 본인이 나이가 좀 있는데 미용을 할 수 있겠느냐 하셨다. 왜 미용라이센스가 필요한가 여쭈었더니, 당신의 비즈니스 상 더 큰 목적을 위해 라이센스가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매일 시간내기는 쉽지 않아 일주일에 이삼일 정도만 학교에 나오시기로 했다. 나이를 의식하는 분이라, 나는 은근히 저 분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어울리며 공부할 수 있을까 조금 염려되었다.

그런데 몇 주 지나지 않아 어느샌가 이 분은 거의 매일 등교하고 계셨다. 처음에는조금씩 시간만 내면 결국 미용라이센스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셨다는데, 학교에 나와 함께 공부하고 실습하다 보니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가 생겼다고 하셨다. 특히나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이민 생활에 새로운 배움이 신선한 활력을 주었다는 것이다.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하다보니 신기하게도 은근 강한 도전의식이 생기고 목표가 점점 뚜렸해졌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우며 그것 자체에 행복해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셨다. 그리고 정신없어 하지만 무엇엔가 흥분해 있는 모습에 가족들 모두 좋아라 했다고 덧붙이셨다.  

   주정부에서 주관하는 미용라이센스 시험은 그리 쉽지 않는 과정이다. 합격하려면 기초적인 화학, 생리학, 해부학, 전기, 위생학 등을 한 번 훑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한번 쯤 맞닥뜨렸던 과목들이다. 어렵다기 보다는, 세월이 좀 흐른 관계로 내용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에 시간이 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거기에 헤어커팅, 스타일링, 컬러링, 스킨케어, 네일케어 등을 실습한다. 마지막으로 라이센스 시험을 영어로 치른다. 모든 과정을 마치려면 1500 시간이 필요하다. 나이드신 분이 오랜만에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위에서 언급한 이 멋진 분은 힘든 과정을 모두 마치고 라이센스 시험을 치루셨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몇 주 후 이 분은 두 번째 시험을 치루셨는데, 이번에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아깝게 탈락하셨다. 우리 모두가 애석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이 분은 모든 사람의 걱정과는 달리, 다시 배운것을 재정리하여 세번째 시험에 도전했다. 일리노이 미용국은 수험자가 시험에 세번 실패하면 미용 전과정을 다시 공부하고 오도록 규정해 놓고 있기에, 이 분의 세번째 도전은 매우 걱정스럽고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분은 세번 도전 끝에 당당히 합격하여 주정부가 발행하는 라이센스를 마침내 손에 넣으셨다. 모두들 은퇴를 예상하는 나이에, 젊은이들에게 뒤쳐지고 싶지 않다 하시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은 뜻을 성취해내신 것이다.

   라이센스는 이 분의 비즈니스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 전까지는 뷰티제품을 찾는 손님들에게 단순하게 판매해 왔다면, 라이센스 취득 후에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뷰티와 미용체품을 찾는 손님들에게 프로페셔널 한 설명과 안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용은 우리가 거울을 보기 시작할 때부터 출발하여 하늘의 부름을 받을 때까지 해야하는 일이다. 젊은이에게나 나이드신 분에게나 필요한 서비스이다. 따라서 누구든, 언제이든 배움을 시작할 수 있다. 특히나 백세시대를 살고 있는 요즈음, 새로운 배움은 나이드신 분들에게 또다른  자신감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 일이기도 하다.

   꽤 많은 분들이 학교에 이런 질문을 해 오신다. “제가 나이가 많은데 과연 할 수 있을까요?”

배움은 늘 좋은 것이다.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누군가 말한 것과 같이, 우리가 배움을 중단하는 순간부터 우리의 노화가 급격하게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생각해본다. 나도 나이가 꽤 있는데 여기서 안주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다. 나는 늘 깨어있어서 무언가를 추구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나의 하루는 신나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