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교육칼럼] 깜냥이 안되어…

이사벨라 리 (I M Beauty School 교장)

최근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송을 마감한 한 노래 경연대회에서 나온 말이다. JTBC 방송국에서 진행했던 ‘싱어게인’이란 경연대회였다. 시청률 10% 였으니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는 얘기다. 이 경연대회가 화제였던 것은 K-POP과 트롯 일색이던 한국 내 경연대회의 흐름 속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앨범을 낸 적이 있지만, 기성가수로서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만을 모아, 대중들에게 그들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 방송의 의도였다 한다.

참가번호 30호 가수인 이승윤이라는 청년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이승윤은 최종무대에 오르기까지 몇번의 인터뷰를 했었다. 지금까지 무명가수로 살아온 나날을 회상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저의 깜냥을 압니다. 저는 항상 애매한 경계면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충분히 대중적이지도 않고, 충분히 예술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환대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애매한 경계면에 있다는게 오히려 여러방면의 것들을 조금씩 잘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 에너지경제신문

나이 어린 청년이 참으로 기특한 말을 한다. 깜냥을 안다는 말…쉽지 않은 말이다. 깜냥이라는 말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인데, 어떤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라는 뜻이다. 사투리나 속어처럼 들리지만 표준말이다. 깜냥을 안다는 말은 자기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안다는 말이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 잘 파악하고,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청년은 스스로를 ‘방구석 음악인’이라 칭했다. 요즘같은 비대면 시대에 더군다나 무명가수가 설 수있는 자리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방구석에 앉아, 기타와 한 몸되어  연습하면서 대중 앞에 서는 날을 위해 주구장창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스스로를  애매한 경계면에 있는 사람이라 했다. 이것저것 다 할 줄 안다며 뻐기면서 스스로를 내세우기보다는, 특별하게 드러낼 것은 없지만 여러가지를 꾸준히 해 왔노라는 겸손한 표현이다. 그런데 그의 이 ‘애매한 경계면에 있음’이 그를 경연대회의 우승으로 만들었다. 이것저것 섭렵했던 그의 경험이 그 만의 독특함으로 승화하여,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게으른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재능있고 성실한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런데 재능있고 성실한 사람 조차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류의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한 길을 꾸준히,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다.

나는 우리 미용학교에서 이런 사람들을 키워내고 싶다. 깜냥을 알되, 나대지 않는 사람. 애매한 경계면에 있되, 주눅들지 않는 사람. 한 번 두 번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그 길을 즐기면서 가는 사람. 우리 학생들이 이 시대가 기다리는 그런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니,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