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바보의 새로운 결심]

[김재은 대표]

얼마 전 고향에 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문득 10여 년 전 공주에 정착한 친구가 생각났다. 세상의 명리보다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살고자 하는 삶에 집중하며 그 다운 삶을 살아가는 멋진 친구였다. 연락을 했고,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

23번 국도는 가끔씩 오가는 차가 있었을 뿐, 7월 초순의 시골 풍경은 말 그대로 평화로웠다. 그때였다. 순간 뭔가 소리가 났고, 운전하던 차가 요동을 치고 있는 듯한 순간에 정신이 번쩍 들어 핸들을 꼭 붙잡고 덜컹거리는 차와 함께 갓길로 피했다.

사고였다. 의심할 여지가 없이 졸음운전 사고였다. 사고전까지 빨리 친구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조금 졸린 느낌을 참아가며 달리고 있었음이 생각났다. 그러다 깜박 졸았나 보다.

차에서 내려 살펴보니 운전석 앞 타이어가 찢어졌고 다른 데는 특별히 이상이 없었다. 무엇보다 몸을 다치지 않은 것, 사고 당시 뒤에서 달려오는 차가 없었음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지난 30년의 운전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급한 일이 있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졸린 것을 버티며 운전했던 순간들이 적지 않았음을 기억해 냈고, 혹시 누가 그것을 알기라도 할까 봐 살짝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날 사고는 단순히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이미 다가올 수밖에 없는 ‘예정된 사고’였다는 생각에 미치자 ‘내가 지금까지 생명을 담보한 얼마나 무모한 짓’을 했는지 절감했다. 무탈한 것은 행운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운전습관에 대한 최후의 경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의 숲에서 ‘행복 습관’을 통해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아가자고 외쳐온 행복디자이너였는데 쥐구멍이 10개라도 모자랄 듯 부끄러웠다. 습관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때로는 생사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정말 아득해졌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다지.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품이 바뀌고 성품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지만 오래된 습관 하나를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알고 있으리라.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심코 내 삶 속에 녹아있는 나쁜 습관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바보들은 결심만 한다고 하지만 결심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기에 ‘나쁜 습관’ 하나를 내 인생에서 제거하기로 결심했다. 졸릴 때나 피곤함이 몰려올 때는 무조건 운전을 멈추고 쉬어가는 걸로. 나도 모르게 무심코 해 왔던 것들이 결국 파국으로 끝날 수 있음을 새기고 또 새긴다. 

대신 지금까지 잘 가꾸어 온 좋은 습관들은 쭈욱 계속 이어나가려 한다. 아침 명상과 산책, 108배, 1만 보 이상 걷기, 매주 월요편지 쓰기, 걷기 모임과 행복 콘서트, 좋은 사람들과 인연 가꾸기…

비장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스스로 다짐하며 명령한다. 졸리면 무조건 쉬어라! 나쁜 습관은 버리고 좋은 습관은 키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