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미대륙 명소만을 찾아가는 여행일지 (113부)

이 세상에는 자연이 만든 다리가 많다. 지질학 용어에서도 그대로 다리 모양이라 브릿지 (Bridge)라고 한다. 브릿지로 유명한 곳은 유타주 아치스케년에 가면 또 너무나 많다. 오죽하면 아치스케년이라고 하겠는가? 그중에서도 그곳 공원 안의 더블아치 브릿지 보면 자연이란 조각가의 위대함에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어디 그 뿐이랴!  켈리포니아 죽음의 계곡 국립공원 안의 네츄럴브릿지도 장관이다.

이렇게 미서부 여행하다 보면 여기저기 보이는 네츄럴브릿지의 암석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많은 브릿지 중에서 이 세상 최고 큰 규모의 브릿지가 있다. 그 브릿지 만나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가슴 설랜다. 유람선 타고 무려 편도 3시간 긴 여행을 해야 한다. 파웰호수 가로 지르며 달리는 선상에서 내려다 보니 호수 바닥까지 선명히 보일 정도로 수정 같은 맑은 호수다. 그리고 물에 반 이상 잠긴 양 옆의 암석들. 이렇게 물에 잠긴 케년을 따라 달리는 배 안에서 이 세상 시름을 날려본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배는 긴 뱃고동 소리 내며 선착장에 도착한다. 하선 후, 호수에 둥둥 뜬 부교 따라 아름다운 파웰호수 위로 걸어가는 것도 이색적이다.

상륙한 후에는, 바람과 비에 의한 풍화와 침식이 만들어 낸 깍이고 깍인 사암이 만들어 낸 모래와 자갈길 위를 한참 걷는다. 드디어 저 멀리 조각가 자연의 손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이로운 창조물 레인보우 브릿지가 우뚝 눈 앞에 나타난다. 이 세상 어떤 브릿지 보다 색상이 휠씬 붉고 우아하다. 무지개가 이 산봉우리에서 저 산 봉우리 가로 질러 브릿지처럼 연결한 듯한 모습이다. 가운데 깊은 협곡을 두고 하늘 위로 버티는 브릿지 모습이 영낙 없이 무지개 형상이다.

세계에서 최고 큰 브릿지 답게 길이가 약 84미터 그리고 높이가 거의 90미터에 육박하니 거의 축구장 길이다. 크기에서부터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The 7 Natural Wonders of the World (세계7대 자연비경)에 들어갈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브릿지다. 이런 비경의 거대한 브릿지 조각가는 다름 아닌 3천만년 전 그 밑으로 흐르던 물길이었다. 바람에 의한 풍화와 비에 의한 침식 그리고 겨울에 얼어 붙었다가 봄에 녹는 해동 이 세명의 자연조각가가 만든 것을 지질학에서 Arch (아치)라고 한다.

그러나 물길에 깎여 만들어진 것은 Bridge(브릿지)라고 한다. 그래서 만년 전부터 이곳 브릿지 옆에 살던 인디안들 마저 신의 다리라고 명하고 그 다리 아래로 지나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안내 팻말에 먼 옛날부터 이곳은 인디안들이 신성시 여기던 곳이기에 그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다리 아래로 내려가지 말라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그 옛날 인디안들이나 지금같은 현대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나 모두 자연 앞에서 느끼는 감정은 시대를 떠나 똑 같은 것 같다. 이곳 레인보우 브릿지 아래 협곡 바닥에 뉴욕 자유의 여신상을 세워도 그 안에 쏙 들어간다는 거대한 이곳 브릿지를 보면 볼수록 어딘가 인간이 쉽게 가까이 다가 갈 수 없는 태고의 기운마저 느껴진다.

브릿지는 오후의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어 더욱 더 붉은색으로 타 들어간다. 환상의 브릿지다. 인간이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는 이런 거대한 브릿지 앞에서 무상무념에 빠진다. 모두들 말이 없다. 조용한 사색만이 시간이란 정적을 깬다. 돌아오는 길에 자꾸만 뒤돌아다 본다. 한번 더 구불구불한 길을 꺾러 선착장으로 가면 이젠 브릿지가 더 이상 안보여 마지막 한번 더 돌아다 본다. 언젠고 또 올 날을 기대해 보며 그때서야 아쉬운 발걸음 돌린다. 마음속 레인보우 브릿지처럼 언제나 영원히 꿈꾸는 그런 브릿지가 살아있을 것 같다.  (다음 114부 계속)

 

Andrew Kim은 여행작가와 사진작가로 현재 미국 전역에서 활동 중이며, 주로 라스베이거스 한국문화센터 여행동호회에서 여행설계가로 일한다 (투어문의 1.714.625.5957 / 카카오아이디 : USATOU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