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 인간 목숨과 황제

[정운 스님]

중국은 수많은 왕조가 우후죽순으로 일어났다가 누군가 통일하고, 또 얼마 안 있어 분열하고, 또 통일하고…, 이렇게 분열과 통일을 반복한 나라이다. 10세기에 당나라가 망하고, 여러 나라가 난립했다[5대 10국]. 그러다 960년, 5대 가운데 하나인 후주의 절도사 출신 조광윤[송 태조, 960~976 在位]이 송나라를 개국했다. 조광윤이 잠들어 있는 사이, 부하들이 그에게 황제 옷을 입히고 새 군주로 추대했다. 그는 온화한 성품으로 권력에 대한 욕심이 없었고, 역사상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누른 통치자로 알려져 있다.

중국사에서 한나라 태조나 당나라 태종은 개국공신들을 거의 죽이면서 왕권을 강화했다. 대체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말년까지 개국공신들이 멀쩡히 살아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송 태조는 황제가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부하들의 군대 통솔권 정리였다. 어느 날 태조는 송나라 개국공신들을 모두 불러 술을 마셨다. 태조가 부하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역사에 수많은 나라가 세워졌는데, 그 황제들은 잠도 못 자고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네. 나 또한 요즘 통 잠을 못 이루고, 밤마다 두려움에 떨고 있네.”

신하들이 왜 그렇게 ‘잠을 못 자냐?’라고 묻자, 송 태조가 말했다. 

“나는 그대들에 의해서 오늘 이 자리에 앉아 있소. 송나라가 세워지기 전까지 수많은 나라가 난립해 어지러웠잖소. 혹 나도 그대들 중 누군가에 의해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몰라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는 상황이오.”

황제가 이렇게까지 나오자, 신하들은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송 태조가 말했다. 

“그대들은 어지러운 시기에 군대를 이끌었는데, 역사에서 개국공신들은 말년이 좋지 않았네. 그대들이 군대를 해산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평생 부자로 살 수 있도록 보장하겠소. 그것이 자네들 인생에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결국 신하들은 황제의 설득에 넘어가 자신들의 군대를 송 태조에게 넘기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 신하들은 개국공신이기 이전, 각 지방의 절도사들로 한 나라를 세우려고 마음만 먹으면 개국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던 터였다. 이렇게 태조는 송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왕권을 강화했다. 

필자가 송 태조를 거론한 것은 세계사 이래 무혈입성해서 나라를 세우고, 사람을 살상하지 않고서 국가의 기반을 마련한 유일무이한 사람이라는 점이다. 곧 덕을 갖춘 군주로서 지혜로운 정책을 펼침으로써 사람 목숨을 귀히 여기었다. 근자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장악을 한 뒤, 카불에서는 수많은 인민이 살상당하거나 폭행을 당하고 있다. 극단적인 이슬람 정책으로 여성들은 사회활동 제재는 말할 것도 없고, 강제 결혼을 당하며, 학교 교육도 못 받을 형편이다. 어제도 국제 테러로 카불에서 미군을 포함해 수십 명이 죽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라도 만드는 것이요, 종교도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극단주의 종교정책으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고, 자기 이익을 추구코자 사람을 파리 목숨 취급하고 있으니, 이런 나라가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이 세상 모든 존재가 두려움에 떨지 않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