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사회]상처받은 자가 치유하리라

[정운 스님]

오늘은 사찰에 큰 행사가 있어 여러 사람들과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각각의 애로사가 있다. 어느 누군들 삶의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오늘 함께 대화한 내용 중에 어느 분이 자식 문제로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근자에 한 의대생이 한강에서 익사해 그 부모의 애통함이 이슈화되고 있다. 

그런데 오늘 대화를 나눈 사람의 마음을 내가 십분 이해하는 걸까? 솔직히 필자가 겪어보는 삶이 아니다. 물론 이성적으로, 객관적으로 상대방을 이해할 뿐 자식으로 고통받는 부모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하는지?, 스스로에 의구심이 들었다. 필자는 스님으로 산지 수 십 년이다. 당연히 일반 사람들의 삶처럼 결혼을 하거나 자식을 낳아보지 않았으니, 자식 있는 사람들의 고뇌를 진정으로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이 아닐까?!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종종 시청한다. 노래를 알아서가 아니라 가사 내용과 심사위원들의 살아있는 말들이 좋아서다. 나는 참가자들이 노래를 잘 하는지 못하는지도 잘 모른다. 그림 보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디션 참가자의 노래가 끝나면, 박수쳐주고 칭찬하며 감탄해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똑같은 직업의 가수들이다. 같은 가수로서 참가자에 공감하며 박수쳐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러면 그렇지!’라고 중얼거린다. 그리스 델포이 신전 신탁에 이런 문구가 있다고 한다. 

“상처받은 자가 치유하리라[Only the wounded people can heal.'”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다양한 이들의 삶을 살지는 못했어도 진정한 공감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을 대할 때, 당황하게 만드는 아이들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 성적만 좋으면 어떤 잘못된 행동도 용서가 되어서인지, 시험도 잘 보고 과제도 성실한데, 인성이 부족한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할 때가 있다. 

‘아이큐 높은 것보다 감성 지능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물론 감성 지능이 배워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여러 체험과 다양한 삶을 경험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연 되는 학생들에게 성적보다는 다양한 일들을 통해 삶의 영역을 높여보라고 역설한다.

인생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어떤 방법으로 살아가든 누군가에게 도움 주고, 도움받고 살아간다. 가족이든 사회이든 학교이든, 어디서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의견 충돌이 많다. 그 원인에는 상대에 대한 이해나 공감보다 자신을 중심으로 두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자신만의 왕국에 갇혀 있기도 한다. 자신을 중심에 두니, 상대를 자신의 잣대대로ㆍ관념대로 단정 짓는다. 그러니 공감 능력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 마음 한 켠에 ‘나만의 방’을 나누어 ‘타인의 방’을 하나 더 만들자. 원고를 마무리하며, 불교 경전의 내용을 소개한다.  

“자기가 병들어 힘들었을 때, 그 힘들었던 병에 견주어 타인의 병을 연민히 여기라.”​